글
민방위 훈련... 괜춘헌디
인상을 쓰고 집을 나섰다. 예비군 훈련이 끝나고 이제 국가의 부름 같은 것은 없으리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디, 오호라 민방위라. 만 40세까지 불려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짜증 만땅이 돼서 과태료를 물지 않기 위해 갔다. 국가와 우리 지역을 지킨다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나 듣고 있겠구나 싶어서 읽을 거리 챙겨서 갔드랬지.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같은 구태의연한 의전을 치르고 나서 뭐 영상물 같은 걸 보여줌서 정신교육 하는 듯하여 예상대로 뭐 대북 위협이 가중되는 이 시국에 니덜의 애국애족의식을 고취해서 국가의 부름에 잭깍 응하여 저 적도들에게 여봐란 듯이 조뺑이를 쳐야 하리라와 같은 메시지가 반복되리라 생각했건만, '남자의 행복'이라는 이상한 주제를 제시하더니만, sbs 프로그램 하나를 보여 주는디... <아이러브 [人]>이란 프로그램, 김정운 교수의 '남자의 행복'이란 강연... 끝까지 보지 못한 것이 아쉽더군.
그리고 응급처치, 아이와 어른에 대한 심패소생술과 아이에 대해서는 구내 이물질로 질식이 유발되었을 때 대처법을 배웠는디, 어 애 아빠가 되어서 그런지 이거 남다르게 다가오더군. 민방위가 이렇게 생활 밀착형이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여.
이어서 가스-전기 안전 교육, 그리고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이 이어졌고, 길고도 짧았던 민방위 훈련이 끝이 났다.
그래 어차피 모아 놓고 하는 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해 주란 말이야. 다만 4년 내내 같은 래퍼토리라면 정말 곤란헌디 말여.
게다가 음주운전 체험용 안경은 그걸 쓰고 활용해 본 사람으로 하여금 음주 운전이 만만하다는 생각을 품게 만들 수 있는 역효과가 있는 것 같다. 왜곡된 정도만 적당히 파악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 중 아주 일부는 조금 헤매기는 했지만 대체로 왜곡 정도를 파악한 사람들은 잘 대응했다. 보다 고난이도 프로그램을 구성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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