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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의 부적: 자연스러운 인간의 발로, 낯설 것도, 혐오할 것도. 그냥 그런 것
    종교와 종교학 2015.04.28 09:53

    EARLY CHRISTIAN AND MEDIAEVAL TALISMANS.

    다양한 상징물들이 소위 '부적'으로서 기능한다. 십자가, 성화, 성경 구절이 담긴 액자, 자동차나 대문에 붙이는 물고기 엠블렘 등이 대표적이다. 부적을 만드는 '전통'은 기독교 역사에서 초기부터 있어 왔던 것이다.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대표적 '부적'은 성인의 유골이었다. 만지는 것만으로도 병을 낫는다는 형태의 것이 많았다고 한다. 또 성인의 이름이 액막이(부정 타는 것을 방지) 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십자가가 대표적인 기독교의 상징물인데, 이것이 '주술적'인 의미를 가진 역사는 너무도 오래 되었다. 악령 퇴치에 이 상징물이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거의 상식이다. 예수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은 그 자체로 신비한 힘을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무리 대중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신의 아들'이 그려진 그림은 그냥 단순한 그림과는 그 종교적 의미에서 당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고, 그 때문에 십자가와 마찬가지로 주술력을 획득하는 데 어떤 어려움도 가지지 않는다. 신의 아들이 가지고 있는 '구세주'의 이미지, 그 의미가 일상에서 퇴색 혹은 후퇴할 때(엄밀하게는 그 의미가 일상적으로 강화되지 않을 때), 이 상징물의 종교적 힘은 주술력으로 전환된다. 모든 상징이 주술적 대상으로 변환되는 데에는 상징물의 전통적인 성스러움의 내러티브가 일상화되는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그것이 표시하는 '의미'보다는 단순하게 기능적으로 그 '표식'이 활용되는 상황의 일이다.

    현대적인 버전으로 가장 익숙한 것이 교회를 다니는 집, 혹은 기독교를 믿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주로 걸어 놓는 성서 구절 액자가 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상투적인 성서 구절에서부터 각종 다양한 신의 구제와 구원의 역사에 대한 증언이 여기에 들어간다. '예수천당'의 세속적 버전이다. 성서 구절의 주술성이 두드러진 것이 있는가 하면 순수 신앙을 강조하는 형태도 있다. 마찬가지로 일상의 공간에서 이것은 기능적인 '표식'의 역할을 하고, 액막이용 부적 처럼 집안의 '기독교적 신성함'으로 '무장된 상태'를 보여준다.

    물고기 엠블렘은 가장 대중적인 기독교 상징물 중의 하나이다. ΙΧΘΥΣ,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말의 헬라어 첫 글자를 딴 것으로 합치면 '물고기'라는 의미(관련 설은 여러가지가 있다. 기독교 이전에 여신의 상징물로 물고기가 사용되던 관습이 있었고 그 영향을 받았다는 것, 위의 '구세주론', 히브리어에서 '물고기'가 '그리스도'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 등. 관련 정보). 기독교인의 집이나 차량에 이것이 붙어 있는 것을 너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로 '그리스도를 믿는 자'를 표시하기 위한 상징인데, 초기 기독교에서 사용된 이후에 20세기에 다시 유행하기까지 명맥이 끊겨 있었다. 안에 글씨를 넣는 것은 현대적 버전이고 두 개의 호를 겹쳐서 표현한 물고기 모양이 전통적인 형태이다. 이것의 경우 특히 '부적'의 기능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넓은 의미에서 기독교적 상징물이 유일신의 '가호'와 연결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십자가 상징과 동등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부적의 기능'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 상징을 '부적'으로 읽는 것은 해당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타락한 것이고 일종의 우상화와 관계되기 때문이다. 그런 뿌리 깊은 인식이 기독교 내의 주술적 전통에 대한 '이교적 이해'를 공고히 한 것이긴 하다. 그렇지만 '종교적 인간'의 일반적 능력의 차원에서 바라본다면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종교적 상징의 기능주의적 활용의 예일 뿐이다.

    모든 의미있는 것들, 성스러운 것들이 일상의 공간으로 들어오게 되면 그 핵심 의미는 주의를 기울여야 환기되는 것이다. 그러한 주의는 일상적인 의식일 수 없다. 일상 안의 성스러운 물건으로 기능하지만 거기에 '일상화의 경향'은 무시할 수 없는 힘으로 작동한다. 그것을 '탈신성화'로 부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작용에 대한 가치평가를 지나치게 개입시키는 것은 인간의 종교적 경향을 관찰하고 기술하는 수준에서는 무가치하고 어떤 면에서는 소모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이런 버전의 사유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할 사안 중의 하나는 '한국 기독교의 기복적 모습'에 대한 것이다. 그 신앙 양상을 묘사하는 많은 기독교의 언어는 이것을 한국 샤머니즘적 잔존이라거나 한국 샤머니즘과의 습합으로 묘사하는 데, 세계 도처의 기독교 전통을 들여다 보더라도 '하위 문화 형태'로의 '일상적인 하강'은 일반적인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일상에서 발휘되는 기본적인 종교적 능력'과 결부지어 생각해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것에 대한 관심에서 배제해야 할 태도는 '반기독교적 태도'나 '하위 문화 비하적 태도'이다. 후자의 입장에서라면 '하위 문화'는 다른 용어로 대체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것은 종교적 인간에 관한 일반학의 가능성을 고민하는 하나의 단상의 기록이다.


    더 읽을 거리

     

    기독교 도상학의 이해


    기독교 기적론


    "Miracle or Magic? The Problematic Status of Christian Amulets"


    1,500-Year-Old Christian Amulet References Eucharist

    (관련 기사: ‘최후의 만찬’ 처음 언급한, 1,500년 전 파피루스 발견)


    A Christian amulet dating to the sixth century C.E.—one of the world’s earliest known Christian amulets—has recently been brought to light at the University of Manchester. Photo: Courtesy University of Manchester.


    "Popular Religious Practices and Ecclesiastical Policies in the Early Church", Official and Popular Religion:Analysis of a Theme for Religious Studies 


    (기독교 신도들의 '부적' 사용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들, 모두 기독교 내 부적 사용이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다.)

    성경 구절을 부적으로 착각하는 교인들


    십자가는 부적이 아니다


    -2011년 11월 30일에 작성된 글 약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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