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왕따, 은따 극복기(3) - 긴 시간을 요하는 문제해결

2017. 4. 16. 19:00etc/교육문제

이제 조금씩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고 있다. 5학년이 되어서야 교우관계가 원만해지고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무수한 자책과 분노에 시달린 시간들이었다.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그런 한편으로 아이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야 했고, 부부 싸움도 많았고, 학교 선생님들과의 불화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의 문제에서 나 자신의 부정적 모습을 발견하며 놀라기도 했다(‘나쁜’ 부모가 ‘나쁜’ 아이를 만드나? 어쨌든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이였던 것 같다. 자신의 약점을 이해하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요즘 반에서 '잘난 척 쟁이'가 세 명이 있다고 하는데, 본인도 그 중에 한 명이라고 한다. '잘난 척'할 때의 몸짓까지 있다. 가슴을 두드리고, 손을 옆으로 쭉 펴는 행동을 한다. '너무 잘난 척 하지 마'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제까지 그런 적이 없던 아이였으니, 조금은 잘난 척을 한 들 어떠랴 싶었다.


'잘난 척 쟁이' 노릇을 한다는 건, 반 아이들에게 그렇더라도 배제당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라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간을 돌이켜보니 선생님들과 다투고, 아이를 너무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했던 게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아이에 대한 관심, 적당한 거리를 쉽게 터득하지는 못했을 거다.


언젠가부터 아내와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을 안아 준다. 뽀뽀도 자주 해 준다. 그리고 노력해서 성취한 것, 친구들에게 배려해 준 행동을 할 때, 칭찬하려고 노력했다.


학교 성적은 아직 별로다. 획기적으로 좋아지길 기대하고 있지도 않다. 경쟁 교육 시스템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자신의 관심과 자질을 스스로 발견하기를 바랄 뿐이다. 지켜보고 믿어주고, 도움을 청할 때, 약간의 도움을 주는 정도로 지내고 있다.


왕따, 은따 극복의 가장 중요한 첩경은 '스스로 자기 평가'를 좋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해 본다. 예전에도 신경을 썼던 문제고, 그래서 부모로서 아이들 대하는 태도에 몇 가지 수정(비난 안하기-잘은 안 되지만, 잘 한 것 성심껏 칭찬하기, 안아주기, 사랑한다고 말하기 등)을 했지만, 정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었다. 돌아보니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었지만 분명 아이는 변화해 갔다.


앞으로도 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이 성공의 경험은 앞으로 난관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아이들은 진정 인생의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