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 신격 교체에 관한 두 논문, 내용상의 일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2018. 5. 1. 13:03etc

안광선, 〈강릉단오제 신격변동〉, 《민속학연구》 41, 2017, 179-198. [riss링크]



심형준, 〈강릉단오제 主神 교체 문제에 관한 고찰〉, 《역사민속학》 43, 2013, 259-298. [riss링크]



각각의 초록을 보면,


2017년 논문은


본고는 강릉단오제의 주신격인 범일국사가 지역에서 신성화된 광역 전설로 구전되다가 정치‧사회적 혼란기인 일제강점기에 신격화 되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추적한 글이다. 초점은 『임영지』에 나타나는 ‘국사(國師)’에 대한 해석에 있다. 국사를 신(神) 또는 승(僧)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오고, 그 정체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글이 의미를 갖는다.

국사는 민속에서 신(神)으로 전승되었으나 구한말, 일제강점기 조사보고서부터 승(僧)으로 보는 시각이 나타난다. 일인학자들은 통역을 동반하거나, 공직자들을 통해 받은 조사문건 등을 근거로 우리 민속을 조사하였다. 이는 오류의 가능성을 열어둔 연구라고 볼 수밖에 없다. 훗날 우리 민속을 재구성하면서 이들의 조사보고서를 비판적 연구 없이 수용함으로써 혼란의 불씨를 키웠다. 많은 연구들이 국사를 국사성황, 범일국사로 해석하고 있으며 그 시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문헌을 면밀히 검토, 기록에 충실하면 국사는 신격이어야 한다. 대관령의 주신은 국사였는데 일인들의 착각으로 인해 범일국사가 등장하는 착종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하늘에서 강림하는 국사신은 산신 김유신으로 화신(化神)할 수 있고, 천신계 국사신이 등장할 수도 있다.

현재 강릉단오제는 신격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범일국사선양사업회에서는 고승대덕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리기도 한다. 이러한 시기에 한번쯤은 짚고 넘어야할 부분이기에 원형에 대한 천착이라는 지적을 무릅쓰고 이 글을 내놓는다.


2013년 논문은


강릉단오제의 주신은 현재 범일국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허균의 ?大嶺山神讚?(1603)의 기록을 보면 강릉단오제 주신이 김유신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7세기 초에서 20세기 사이에 어떤 계기를 통해서 주신이 바뀌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떤 이유에서 그리고 언제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졌는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18세기 교체론을 주장한 기존의 학자들의 설은 1차 자료에 등장하는 ‘國師’라는 표현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자료의 표현이 정확한 신명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18세기 교체론의 확실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1차 자료를 살펴본다면 19세기까지 주신 교체론을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그런데 19세기말과 20세기 초에 걸쳐서 의례가 중단되었다는 다수의 기록이 확인된다. 이 시기는 집단의 기억에 의존한 의례 계승의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럴 때 언어적 기억이 익숙한 형태로 해석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국사 성황신’이라는 조어가 가능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바로 망각에 의한 기억 변조가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키바 타카시秋葉隆가 남긴 강릉단오제에 관한 기록을 보면 주신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고 범일국사와 관련된 설화도 단오제 주신과 관련성이 있던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20세기 초, 망각에 의한 기억 변조 상황과 인류학적 조사의 영향으로 고조된 의례의 주신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강릉단오제 주신이 비로소 범일국사로 규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20세기에 이루어진 우리의 전통 창출의 한 사례이기도 하였다.


2013년 논문에서 '망각에 의한 기억 변조'를 "새로운 가설"이라는 식으로 제시했다. 주신교체 문제가 그 동안 학계에서 논의되었던 18세기나 19세기 교체가 아니라 그보다 가까운 시기인 20세기 사건일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었다.


2017년 논문은 이를 '자신만의 가설'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그렇지만 2013년 논문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설 설정과 관련해서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서 평가하지 않았다. 게다가 다루는 내용이 그렇게 큰 차이가 있지 않다. 


이 문제를 어찌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