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막이 손동작: Crossed fingers, 엔가쵸

2019. 9. 10. 06:43실종리폿/미신은 살아있다

Crossed fingers

서양 사람들이 행운을 빌 때나 초자연적 존재(신 같은)의 가호를 빌 때(불운/불안한 상황) 하는 손동작이다. 손가락을 교차시킨다는 말이 '십자가'cross와 동일하기 때문에 이 손동작을 기독교와 연결짓곤 한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사기(?)칠 때도 쓰는 걸로 보인다.

비슷한 예를 다른 나라에서 찾아 볼 수 있다면? 물론 영향관계인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비슷한 걸 생각해 봤다.

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隠し)에서 비슷한 걸 봤다.

'엔가쵸' 장면

여기에서 '가마 할아범'이 '엔가쵸(エンガチョ)'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거다. 일종의 '액막이 행동'으로 이해되었다. 하쿠에게 내려진 저주가 옮지 않도록 하는 의식 정도로 이해되는 것이었다.

'엔가쵸'가 무슨 말인지 찾아보니, 어의적 설명은 '엔가'(エンガ)의 '엔'을 緣(엔)과 연관시켜 '더러움과 접촉'(穢れの緣, 케가레노엔)의 의미를 나타낸다고 하고, 쵸(チョ)는 쵼(チョン, '싹뚝', 자르는 소리(의성어))을 딴 것으로 '베다, 자르다'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되고 있다. 그러니 중간의 ガ는 조사겠다. '(더러움과의) 접촉[관계]을[를] 끊다'는 의미라고. 

그럴 듯하다.

근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엔가쵸는 두 가지 버전을 보여주었다. 두 손의 엄지와 검지로 만든 원을 자르는 것, 양손 검지로 연결된 것을 자르는 것. 이 버전을 보여준 건 생쥐로 변신한 '보우'였다.

'센'을 따라하는 '보우'

이보다는 버전이 다양하다고 한다.

'엔가쵸'의 변이형들로 알려진 예

보면 손가락을 꼬는 '엔가쵸'도 있다.

'엔가쵸'에 대한 설명

自らの身体に不浄なものが感染するのを防 ぐためのはやし言葉とそれにともなうしぐさ。 排泄物などにふれた子どもが、誰かにさわって不浄感を移そうとする際、まわりの者は、「エンガチョかぎしめた」などと言って、特別 のしぐさをする。こうすると感染しないとされる。
자신의 신체에 부정한 것이 감염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는 추임새 같은 말과 그에 따른 몸짓. 배설물 등에 빠졌던 아이가 누군가에 접촉해서 부정한 느낌을 옮기려고 할 때, 주위의 사람은, "엔가쵸카기시메타(엔가쵸 발견(?))" 등의 말을 하고, 특별한 행동을 한다. 이렇게 하면 감염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전형적인 액막이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거 사람들이 정말 '부정한 것의 전염을 막을 것이다'라고 믿고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보통 그렇게 설명되기는 하지만.

다분히 '병원체 위협'pathogen threat에 대한 '본능적인'(혹은 직관적인) 행위 패턴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crossed fingers와 엔가쵸 손 모양의 유사성이 우연이나 전파는 아닐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건 인간의 인지방식, 심리체계, 신체적 특성 등과 관련시켜 설명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비슷한 것이 비슷한 것을 낳는 것은 '자라와 솥뚜껑'을 쉽게 연결시키는 우리의 인지방식(신경망 구성방식)과 관련이 될 것이다.

때문에 이런 문화적 양식 외에 사적인 액막이 행동들에 어떤 예들이 있을지 궁금하다. 거기에는 문화적 차용도 나타날 수 있을테고, 개인의 특별한 경험에 기인한 것도 있을 것이다. 그 어느 것에서도 본능적 몸짓과 문화적 혹은 경험적 정보에 대한 기억이 관여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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