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개념과 '여성 비인간화'에 대해

2020. 3. 2. 05:37글읽기

성차별을 비인간화 개념과 연관시키는 주목할 연구는 이미 2009년에 소개되었다.

 

Sex objects: Pictures shift men's view of women

Photographs of scantily clad women light up part of the brain normally associated with using power tools

www.theguardian.com

위 기사의 일부를 보면,

이 연구에서 피스크(Fiske)의 팀은 남자들을 MRI 뇌 스캐너에 똑바로 넣고 옷을 입은 남자와 여자, 또는 제대로 옷을 입고 있지 않은 남자와 여자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스캐닝 이후에 기억력 검사를 받았을 때 남자들은, 컴퓨터로 머리를 지운 비키니 입은 여성의 이미지를 가장 잘 기억했다.

뇌 스캔은 남성이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보았을 때 행동을 취하도록 자극하는 것과 관련된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이라 불리는 뇌영역의 활동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가령 DIY를 하기 위해 전동 공구를 사용하려고 할 때 같은 영역이 켜진다. 피스크(Fiske)는“그들은 즉각적으로 이러한 물체들에 행동하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운동피질은 주로 내부 또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자발적 운동의 선택에 관여한다.

우리가 통상 '성적 대상화'라고 하는 말의 신경과학적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비키니를 입은 여성을 피험자 남성들이 '물건' 같은 대상으로 인식했다는 연구다.

남자는 어쩔 수 없다거나 등으로 이 연구를 지나치게 확장해서 해석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많기 때문이다. 왜 남성이 성적으로 여성을 대상화 할 때 '마음 읽기'가 안 되는 것인지.

섣부른 진화심리학적 설명이 제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생식 본능에 충실한 게 훨씬 생식에 유리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피스크의 설명을 보면, '전운동피질'이 활성화 된다는 것인데, 바로 생식 행위로 이행하게끔 하는 준비 작용으로 볼 수 있다. 남성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수렵채집 단계에서 이러한 행동 전략이 생식에 유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식의 해석이 가능할 수 있다.

아니면 우리의 인지구조가 완성된 '신석기' 때까지 여성은 상대적으로 힘이 약했고 소유물로 취급되기 쉬운 환경적 조건이었다는 점에 주목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소유' 개념으로 여성을 판단한 역사가 비교적 최근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진화적-문화환경적 요소들이 어우러진 합작품일 개연성이 높다고 추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그것을 확인할 연구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는 난감하지만).

어쨌든 여성계의 '여성혐오' 개념화(일종의 담론 권력을 구성하기 위한 저항운동적 개념화일 듯)와 구분해서 여성의 '비인간화'(설명을 위한 개념화, 차별적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인지 메커니즘 분석을 위한 개념화일 듯)의 측면에서 젠더 연구의 자연과학적 접근이 가능해 보인다.

비인간화라는 주제로 여성문제를 다루는 이점은 단순히 '인식' 혹은 '지적 탐구'의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원리와 메커니즘에 대한 탐구가 그렇듯이 그것을 활용하여 '문제 해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차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저항운동적 개념화는 '행위자들 간의 투쟁'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효과를 반감시키는 측면이 있다. 반면 비인간화 인지에 관한 연구는 '비인간화의 인지작용'을 완화시키거나 '마음을 가진 인간'임 혹은 '피식자 아님'의 인식을 강화시키는 보다 온건한 방법을 고안해 볼 수 있게 해준다(무의식적 인지요법, 행동치료 같은...). 가해자의 '마음'의 변화를 '요구'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처벌을 가하는 접근법과 비교해 볼 때, 실제 변화를 '모니터링'(혹은 측정)할 수 있는 접근법의 가치는 효과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더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종교연구자에게 흥미로운 점을 추가하자면, 종교의 사회적 기능과 관련해서('광신' 담론과도 연결이 가능할텐데), 내집단 편향과 집단합일적 상상(조직의 일원이 된)의 고양감(더 이상 나약하지 않고 더 큰 힘을 소유한 듯한 감각)의 측면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이건 fMRI를 이용해서 연구를 해 볼 수 있는 주제다.

비인간화는 '피식-포식' 프로세스와 관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대적 약자에 대한 동물적 본능. 내가 더 힘이 세니, 내 의지대로 나의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논리회로를 잘 활성화시킬 듯.

'친 사회성' 담론의 이면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기도 한 것 같다. 

위 기사에서 참고한 연구는 2009년 학술발표로 보인다. 

Cikara M, Said CP, Eberhardt JL, Fiske ST. From subjects to objects: Sexist attitudes and instrumental processing of sexualized women. Paper presented to Society fo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Tampa. 2009.

관련연구는 2010년 출판된 것으로 확인이 된다. 타이틀이 약간 수정되었다. "From Agents to Objects: Sexist Attitudes and Neural Responses to Sexualized Targets"

관련 참고 논의. "From Dehumanization and Objectification, to Rehumanization: Neuroimaging Studies on the Building Blocks of Empathy"

교신저자인 수잔 피스크는 지속적으로 '비인간화' 문제에 대한 사회심리학적 연구를 해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ocial neuroscience evidence for dehumanised perception(2009)

그녀의 연구를 몰아볼 수 있는 책은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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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지social cognition에 대한 개론적 논의는 이 책에 담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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