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신자'가 과격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 11. 18. 08:48글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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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에서는 보수적 신앙인들이 사회 문제에 정색하고 달려들어 사회의 진보를 가로막는 일들이 많은데, 그런 걸 이해해 보려는 연구인 것으로 보인다. 종교적 배경의 테러분자들 이해하려는 연구사적 배경도 있는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한국에도 '진정한 신자'라고 자임하는 사람들이 있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듯)

이전 연구에서 소위 '참된 신자'라고 자임하는 사람들이 왜 극단적 행동(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뭔가를 지키려는)을 하는지, 3가지 요소를 제시했다고 한다. '신성한 가치', '도덕적 확신', '정체성 통합'이 그것이다.

위 기사에 소개된 연구는 저 요소들이 정말 '참된 신자'가 극단적 행동을 일으키는 데 영향을 끼치는지 실험적 방법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검토를 해 보니, 특정한 대의에 자신의 정체성을 결합시킨 경우, 목숨을 바쳐서 그 가치를 지키려 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신성한 가치에 대한 믿음이나 도덕적 확신은 그런 경향이 덜 나타났다고 한다.

보통 상식적으로는 자신들이 지키려고 하는 가치가 옳다는 확신 때문에 폭력적 행동을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보다는 자기다움을 그 가치에 결부시키고 있을 때,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니가 믿는 건 틀렸어'라고 말하는 건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다. 내가 믿는 것은 옳기 때문에 이걸 훼손하려고 하면 난 기꺼이 싸우겠어, 라는 말은 사실상 '명분론'인 것이다.

'이유'를 만들어 내는 게 이성의 기능이라는 <이성의 진화> 논의를 떠올리게 한다. '이유'는 설득과 정당화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종교적 가치는 사람들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유지된다기보다는 그 가치로 자신과 공동체를 구성해 내고 있기 때문에 유지된다는 것을, 이 연구의 결과로부터 유추해 볼 수 있다. '내가 믿는다'고 했으니까 '옳은 것'이다, 라는 것이겠다.

탈과격화deradicalization는 그렇기 때문에 '네가 믿는 게 틀렸어'보다는 '자, 여기 더 좋은 게 있어. 이걸로 너의 정체성을 구성해 보지 않으련?', 뭐 이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함의는 '정체성 결합' 요소에 대한 연구자들의 적극적 평가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 같은데, '탈과격화'의 접근법도 결국은 '계몽의 기획'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더 좋은 것'에 대한 외부자의 판단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성과 그것과 통합시킨 대의가 분열되는 극적인 체험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누군가 '계몽'을 위해서 그런 조건을 부여한다면 그게 과연 윤리적으로 합리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윤리적 접근법의 한계 속에서는 '좋고 좋은 말'의 잔치에 머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논문에 대해서 자세히 확인해 보고 싶다면 아래 이미지 링크를 타고 직접 논문을 확인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