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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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와 수목숭배dendrolatry?
작년 이맘때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글을 쓴 게(크리스마스와 동지(winter solstice)) 있어서 크리스마스에 대해 또 뭔가를 써 볼 생각을 하진 않았는데, 아내가 아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집에다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귀차니스트답게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트리 집에 만들어 볼까?'를 우선 물어보고, 남자아이들이라 '별로'라는 대답을 끌어낼 수 있었다. '휴' 안도의 한숨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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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 사리, 마술(magic) 사리다잉
쇼개불릭의 ‘노이질러’ 시리즈, ‘불교의 사리 숭배’를 다루면서 생각한 문제다. 사자 숭배로서의 사리 숭배, 사리에 대한 과학적 이해, 사리 만드는 기술과 과학적 종교 연구의 난점을 생각해 봤다. 사리(舍利), 석가모니나 성자의 유골. 후세에는 화장한 뒤에 나오는 구슬 모양의 것만 이른다. 우리는 나중에 정착된 ‘사리’ 개념에 의거해서 이 문제를 생각한다. 사리는 그래서 법력이 높다고 여겨지는 승려, 명성이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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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언제부터 뱀파이어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드라큘라』Dracula(1897)에서부터라고 한다. 해당 작품의 초고 타이틀은 Prince Wampyr라고 한다. 번역하면 ‘흡혈기 공’쯤이 된다. 초고 완성 후 드라큘라에 대한 루마니아 역사를 듣고 이름을 바꾸었다는 게 정설로 통하고 있다. *stalker(남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사람)완 다름. 한국어 표기론 같으나 영어 발음으론 차이가 있음. stalker는 /스터:커ㄹ/, stoker는 /스토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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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뽑기’│미신은 살아있다
교회를 다니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었던 종교적 행위 중의 하나가 이 ‘말씀 뽑기’다. 최근에 스터디 모임에서 이야기를 들어서 이제사 찾아 보았다. 연말 혹은 신년에 이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 구글링만 해 보아도 알 수 있다. 개신교계 일각에서는 주술적이고 샤머니즘적이고 이교적인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 혹은 신년 예배에서 ‘말씀 뽑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시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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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동지(winter solstice): 12월 25일, 어떤 노는(?) 날인가
어른이 된 내게 크리스마스는 ‘빨간날’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렇지만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점점 그 이상의 의미가 다가온다. 일종의 ‘family day’라고 해야할까? 아이들을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 뭔가를 생각해야 하는 날. 물론 그런 ‘의무감’에 내가 충실한 것은 아니다. 그저 그런 의무감을 느낄 따름이다. 자신이 나쁜 남편/아빠인 것을 아는 나쁜 남편/아빠일 뿐이다. 내게도 분명 크리스마스가 신비로운 날,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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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월 1일은 어떻게 정해질까?: 음력 이야기(2)
지난 글: “달의 시간, 달력, 캘린더” 역법 체계에서 ‘달’이라는 시간 길이가 왜 기준이 될 수 있는가를 간략하게 다룬 것이 지난 번 글 내용이다. 직관적으로 쉽게 시간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과 달은 그런 면에서 쉽게 시간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해의 위치나 그림자의 길이, 위치를 통해서 하루의 시간을, 달의 위상 변화를 통해서 약 30일의 시간 흐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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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시간, 달력, 캘린더: 음력 이야기(1)
[인간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2)] 음력 이야기 (1): 달의 시간, 달력, 캘린더 인간의 시간이 기본적으로 자연의 시간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자연의 주기에 맞춰서 사는 게 생존의 기본일테까 말이다. 인간의 생체시계도 자연환경에 맞춰서 시간 감각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2017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이 생체시계 연구자들에게 돌아간 바 있다. 자연의 일일 순환에 맞춘 생체 리듬이 어떤 메커니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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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1월 1일'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이야기는 애초 2019년 새해 첫 '노이질러'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일부 정리한 것인데, 완성을 보지 못해서 묵혀 두었던 것이다. 잠깐 짬이 나기도 했고, 계속 묵혀두기 그래서 정리해 올려둔다. 원래 구상은 한참 더 길게 써서 완성하는 것이었는데, 그러려면 계속 묵혀두어야 할테니까. 그 이유 중 하나가 천문학이 전문분야가 아니라서다. 적당히 포기하고 글을 올린다. ..
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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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산은 어떤 물성을 가질까?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곳, 산'에서
이런 제목의 책을 만들고 있다. 5개의 글이 실리는데, 나도 한 편의 글을 썼다. 이곳 블로그에도 해당 내용들을 몇 차례 정리해서 올려 놓은 바 있다. 블로그에 쓰려고 쓴 글은 아니었다. 그러나 블로그에 '산'에 대해서 쓴 몇몇 글들은 이 원고에 녹아들었다(수정 후 게재). 그리고 많은 부분이 제목에 걸맞게 새로 쓰여졌다. 신성한 산의 물리적 특성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따로 정리해 보진 않았다. 위 원고에서 뭐 특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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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되지 않은 산행은 즐거움이 따르지 않는다.’
위험한 높은 산을 오르는 즐거움에 비견될 만한 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그런 즐거움이다. - 마크 트웨인Mark Twain 극도의 난관에 도전하는 것은 건강한 희열과 정신적 고양을 추구하는 일이다. 이 희열과 고양은 등반의 성공 혹은 실패와 무관하며, 오직 위험한 싸움을 통해서만 얻어진다. - 리카르도 카신Riccardo Cassin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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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그저 바라보는 것’(?), 경이와 광기의 사이에서
산에 관한 글쓰기 시리즈 '나의 기억, 나의 산 이야기'에 이은 두 번째 글 본래 원고를 좀 줄여서 게재한다. 경이와 광기의 사이에서 산에 매혹된 사람들에게 산의 경이로움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산의 매력은 일종의 광기일 뿐이다. To those who are enthralled by mountains. Their wonders is beyond all disputes. To those who are not. Their allure is a kind of m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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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 나의 산 이야기
산은 나에게 굴욕감을 준 곳이었다. 그것은 20대 초반 군대에서의 일이었다. 나는 강원도 철원의 동쪽 끄트머리 산골짜기에 있는 부대에서 근무했다. 그곳에서의 거의 대부분의 훈련은 근처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하곤 했다. 별로 체력이 좋지 않았던 나는 완전군장으로 산 중턱의 진지까지 오르고 나면 시야가 흐려질 만큼 숨이 찼다. 일병 때의 일이었던 ..
연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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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한 글에 대해_'사회성의 진화와 종교' 논의로 본 근미래의 종교문화
트렌디한 글쓰기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덧 그런 글쓰기를 많이 하고 있는 듯하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좀 더 헛소리를 하지않고 진지하게 해당 주제를 다뤄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달려들고자 했다. 결과가 좋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졸고, "사회성의 진화와 종교 논의로 본 근미래의 종교문화", 《종교문화연구》, 제33호, 2019년 12월, pp. 55-100. 핵심 메시지는 제도 종교의 퇴조와 함께 자연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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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되는 기독교의 모습을 찾아서: 기독교민속신앙 연구를 향해 #1_교회 설교를 듣다(1)
오랜만에 처가에 갔다(이 글을 쓰는 지금-10월-으로부터 한 두 달 전의 이야기다). 그것도 주말에. 주말에 처가에 가면 응당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교회 출석'이다. 교회에 가는 일이 귀찮기는 하지만 '신실한 개신교도'이신 장인, 장모님께 조금이나마 점수를 따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친밀하게 인사해야 하고, 듣기도 부르기도 부담스러운 가사의 찬송가도 불러야 하고, 도시 그냥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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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종교연구', 그냥 검색해 봤어#1
'빅데이터와 종교연구'와 관련해서 그냥 검색해 봤어#1 1. 최초의 호기심은 '개신교'vs'기독교'의 검색 비율 구글로는 '기독교>개신교'였다. (파: 기독/빨: 개신) 네이버로는 '기독교', '개신교' 검색 비율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 2. '개독교'는 어느 정도 검색되나 구글이나 네이버나 '기독교'나 '개신교'에 비해서 눈에 띄게 적었다. 구글(노랑이 '개독교') 네이버 3. '가톨릭'과 '카톨릭' 중 어떤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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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종교학의 하위주제로서 '가짜 뉴스'를 다뤄보면?
응용종교학의 하위 주제 중 요즘 시대에 현실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상상될 수 있는 주제라면... (응용종교학이라는 게 없으니까 이건 오로지 소설--을 빙자한 공상/망상--이지만) '가짜뉴스', '유언비어', '소문'과 그 정치-사회적 기능 및 종교적 특성(이건 진화-인지적 접근이 아니면 대부분 '유사 인증'[가령, '야, 야, 이거 되게 비슷하지 않냐?'라는 식] 밖에 안 될 터)에 관한 연구 주제일 듯. 이거 산뜻하게 네이밍하면..
최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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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한 번 해 보실래요?│헤드스페이스, 넷플릭스 새 시리즈
2021년 새롭게 선보이는 넷플릭스 시리즈 중에서 종교연구자의 시선으로 주목되는 프로그램이 바로 〈헤드스페이스: 명상이 필요할 때〉(2021. 1. 1 공개)이다. '명상'은 종교 활동 중의 하나니까, 불교의 수행법이니까 종교연구자로서 주목한 것은 아니다. 이 프로그램의 '낚시성' 나래이션을 듣고 혹했다. 하버드 대학교 사라 라자르 박사는 연구를 통해 8주 동안의 명상 훈련으로 학습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
2021.01.03 16:26 -
크리스마스 트리와 수목숭배dendrolatry?
작년 이맘때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글을 쓴 게(크리스마스와 동지(winter solstice)) 있어서 크리스마스에 대해 또 뭔가를 써 볼 생각을 하진 않았는데, 아내가 아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집에다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귀차니스트답게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트리 집에 만들어 볼까?'를 우선 물어보고, 남자아이들이라 '별로'라는 대답을 끌어낼 수 있었다. '휴' 안도의 한숨을 내..
2020.12.31 20:46 -
강추위에 온수가 안 나오다 │ 배관 동결 문제 해결 썰
수도 동파나 보일러 배관 동결 사고를 살면서 겪어 본 적이 없다.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인데, 2020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날, 전국적 강추위가 몰아닥친 이 추위에 배관 동결 사고를 겪었다. 바로 오늘 새벽의 일이었다. 새벽 설거지를 하려고 보니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 '어, 왜 온수가 안 나오지'하며 그냥 찬물로 설거지를 마치고 나서, 오전에 사람을 불러 대처를 해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검색을 해 보았다. 두 군데..
2020.12.31 08:59 -
러시아 북극해 표류 어민 구출 기사를 보고
서울 73배, 북극해서 바늘찾기..유빙 위 표류 어부들 기적 구조 (영상) [서울신문 나우뉴스]북극해에서 유빙을 타고 표류하던 어부들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19일(현지시간) 시베리안타임스는 러시아 북쪽 오비만에서 낚시를 하던 어부 2명이 표류 하루 만에 구조됐다 news.v.daum.net 이런 기사를 보면 문득 지리 정보가 궁금해 진다. 해당 기사의 지리 정보는 '오비 만', '북극해', '야말반도', '안티파유타' 등이다. 오비만은..
2020.12.22 17:11 -
썬더 버드 Thunderbird 메일 관리 프로그램의 편리성
모질라에서 만든 메일 관리 프로그램. 지금은 캘린더 기능까지 들어가 있어서 Outlook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Outlook은 보안 이슈도 있고 해서 예전부터 사용하지 않았다. '썬더버드'의 경우는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되었다. 오로지 검색을 통해서 발견하고 사용하기 시작한 케이스. 모질라의 '파이어 폭스'를 써 본 적은 있지만(크롬의 등장 이후엔 삭제했지만) 메일 관리 프로그램 '썬더버드'는 듣지도 보지도..
2020.11.29 00:10 -
'가짜 뉴스'를 생각한다...거짓된 미래 The Future of Fakes │ BuzzFeed x Netflix
'가짜 뉴스'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영상이다. 넥플릭스+버즈피드 프로그램 'Follow this'(한국어 버전 타이틀은 '팔로우 어스: 우리 지금 세계'다)의 파트1의 마지막 에피소드 'The Future of Fakes'(한국어 버전 제목은 '거짓된 미래')다. 기본적으로 딥페이크 기술이 '가짜' 현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문제를 다룬다. 가령 영화와 같은 특수 효과 만들기 등을 다루면서 '딥 페이크' 기술의 긍정적 활..
2020.10.27 07:00 -
'위험한' 발상의 전환│프랑스 교사 참수 테러, 표현의 자유, 그리고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프랑스 현지 시간 2020년 10월 16일 금요일에 중학교 교사 한 명이 길거리에서 참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잘 알려진 바대로 피해 교사가 '표현의 자유'에 관한 수업을 진행(10월 5일)하면서 2015년 1월 15일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촉발시킨 무함마드에 대한 만평을 소재로 사용했다. 이 일로 일부 무슬림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불러왔고, 한 학부모에 의해서 그의 '해당 수업의 만행(?)'과 '신상정보'가 SNS 상에 올려졌다..
2020.10.24 10:53 -
달의 어두운 면이 보이는 이유, 지구의 행성조planetshine 탓
이틀 전인가 저녁 6시 반쯤 밖에 나갔을 때 본 달의 모습을 찍었다. 핸드폰의 사진 해상도가 좋지 못해서 잘 찍히진 않았지만 달의 '어두운 면'dark side이 찍혔다. 보다 명확히 보이는 '자료 사진'을 보면, 달의 어두운 면이 보이는 현상은 보통 달이 초승달이나 그믐달일 경우라고 한다. 달에서 볼 때, 지구가 '보름달'처럼 보이는데, 그때 밝기는 보름달의 30배에 달한다고 한다. 태양 빛이 지구에 닿아 반사되고 그 빛이..
2020.10.22 09:50 -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의심병자'의 기록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대체 몇 살을 살았을까? 놀랍게도 256년을 살았다고 한다. 아이(아들2)가 이 문제를 퀴즈로 내고 엄마와 아빠가 맞추게 했다. 나는 당연히 120세 전후가 인간의 최대 수명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그 언저리 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는 256년을 산 중국인 이야기를 해줬다. 역시 당연히 나는 '그건 뻥이다'라고 의심하였고, 아내는 아이가 검색해서 알아낸 것이며, 관련 증거*를 고려할 때 신..
2020.10.08 08:13 -
인체공학적 의자, 책상 높이 … 데스크 환경 개선의 길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일을 하다보니 늘 문제가 되는 게, 운동 부족과 어깨 및 손목 결림. 책상 위에 그대로 모니터를 놓고 보다가 너무 자라 목이 되는 듯하여 모니터 밑에 받침을 두게 된 게 학위논문을 쓸 때. 긴 시간 몸을 혹사한 셈이다. 그것도 무지로 인해서. 우연히 '인체공학적 의자, 책상 높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려 공식이 있더라니 (자신의 키)*0.23=(최적 의자 높이) (자신의 키)*0.18+(최적 의자 높..
2020.09.20 20:11